60대 노부부가 살고 있는 집에 어느 날 도둑이 들었습니다. 모자와 마스크를 쓴 도둑은 칼을 들고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마침 혼자 있던 할아버지는 두꺼운 밧줄로 꼼짝 못하게 묶어놓았습니다. 그 당시 할아버지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집에는 도둑이 들어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전날 딸의 집에 간 아내에게 하루 더 자고 오라고 한 것이었습니다. 도둑은 다짜고짜 돈 있는 것을 다 내놓으라고 칼을 들이밀었습니다. 고작 20대로 보였으나 공포감에 사로잡혔습니다. 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도둑에게 “내가 돈을 다 준다면 날 죽이지 않을 건가?” 하고 물었습니다. 도둑은 겁먹지 않고 평온한 말투로 말하는 할아버지를 보며 눈빛이 흔들렸고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했습니다. 대신 있는 돈을 다 내놔야 한다며 만약 거짓말 할 경우 죽을 줄 알아라고 경고 했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도둑에게서 이상한 점을 발견했습니다. 모자를 푹 눌러쓰고 마스크를 껴서 눈만 보이는 도둑의 눈동자가 너무 선량해 보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도둑은 절대 이런 짓을 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할아버지는 차분하게 질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젊은이는 언제부터 도둑질을 하게 되었나?” 하고 묻자 도둑은 늙은 사람이 말이 많냐고 돈이나 빨리 내놓으라고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칼을 할아버지의 얼굴에 닿을 정도로 들이밀었습니다. 하지만 칼을 쥐고 있는 손은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습니다. 할아버지는 말했습니다. ” 나는 죽음이 두렵지 않아요. 왜냐하면 살만큼 살았고 자식들도 결혼해서 다 집을 나갔고 손주들도 어느새 많이 커서 걱정할 것도 없다고..” 그리고 돈을 준다고 말했습니다. “자네가 원하는 금액을 다 줄테니 우리 타협하자고.. 도둑질이 아니라 내가 직접 자네에게 빌려주는 것으로 하는 것이 어떻겠냐” 고 말이지요.
도둑은 굉장히 놀랐습니다. 할아버지는 말을 이어나갔습니다. “내가 수를 쓰는 것처럼 보이나요? 60넘은 나보다 자네가 더 똑똑할 것 같은데 말이야. 만약 도둑질이 이번이 처음이라면 자네 인생에 오점을 남기면 안되지 않겠어요? 나는 이제 살만큼 살았지만 자네는 아직 살아갈 날이 너무 많고 아까워요. 내가 빌려주는 것으로 할테니 이제 이런짓은 그만 하세” 라고 했습니다. 그때 도둑은 눈에서 눈물을 흘리며 칼을 내려놓았습니다. 할아버지는 그가 가여워 보였다고 합니다.
도둑은 할아버지 앞에 앉아 울음을 터뜨리며 “할아버지 죄송합니다.” 하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도둑에게 사연이 있는 것 같다며 어떤 일이 있냐고 물었습니다. 도둑은 어머니가 혈액 투석중이라 병원비가 감당이 안되서 어쩔 수 없이 도둑질을 하게 되었다며 거듭 죄송하다고 말했습니다.
할아버지는 장롱에서 금반지, 장신구, 목걸이 그리고 손주 등록금으로 모은 돈을 꺼내 젊은이의 손에 쥐어주었습니다. 하지만 젊은이는 받지 않으려 했습니다. 할아버지는그냥 가겠다는 젊은이의 손을 붙잡고 말했습니다. “그냥 나가면 자네는 진짜 도둑이 되는 걸세. 나는 빼앗긴 것이 아니라 빌려주는 거예요. 그리고 돈은 나중에 자네가 삶이 나아졌을 때 나에게 갚아주기만 하면 되요.” 라고요. 젊은이는 펑펑 울며 “제가 열심히 일해서 꼭 갚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할아버지는 자신이 한 행동이 이해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자신으로 인해 한 사람의 운명이 달라진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면서 그 젊은이의 앞날에 행복만 가득하기를 바라겠다고 했습니다.
칼든 도둑을 울려버린 할아버지의 한마디.. 도둑의 마음을 어떻게 돌린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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